아침 일찍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도어락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번호판이 아예 뜨지 않는 것이 건전지가 나간 것 같았습니다. 옆에서 여섯 살 난 아들이 “엄마, 우리 이제 집에 못 들어가?” 하며 걱정하길래, 엄마가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안심시키며 우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도어락 회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수리 기사님과 통화하며 “도어락 번호판이 하나씩 사라지더니 오늘은 번호가 아예 안 떴어요”라고 설명하자, 이런 경우는 건전지 문제가 아니라 번호판 패널이 아예 고장 난 거라며 현재로서는 구멍을 뚫고 도어락을 새로 달아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 수리 기사님이 와서 도어락을 새로 바꿔주며 “번호가 사라졌을 때 번호판 패널만 바꿨다면 도어락 교체 비용보다 저렴했을 텐데요”라는 겁니다. 기사님의 말을 듣는데 ‘내가 정말 안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번호가 하나 안 보일 때 ‘어? 번호가 사라졌네’라고 의아해하면서도 당연히 집에 들어가겠거니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천국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천국 문 앞에서도 당연히 들어가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요. 이 땅에서의 삶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고 하늘 죄인으로서 회개할 기회의 시간인데 하나님 말씀을 준행하고 순종하는 신앙생활에서, 마치 도어락 번호 하나가 사라진 것을 보았을 때처럼 ‘뭐 이 정도는 괜찮겠지, 아무 일도 없을 거야’ 하며 무심코 지나치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불평불만 하지는 않는지, ‘주는 사랑’을 실천하는지, 즐거운 마음으로 전도하는지…. 돌이켜보고 점검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비록 도어락은 미리 대처하지 못해 새로 교체했지만, 이 계기로 저의 생활과 믿음을 돌아보고 과연 나는 얼마나 하나님 말씀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가 생각하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더욱더 겸손한 마음으로 인내하고 감사하며 하나님 말씀을 준행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