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인도에서 지낼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아침, 똑바로 서 있는 것은 물론 앉기도 힘들고 심지어 숨 쉴 때조차 등 근육이 아팠다. 담에 걸린 것이었다. 하필이면 그날 세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야 했다. 만원인 기차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허리를 굽힌 채 내내 서 있어야 했다. 그나마 통증이 덜한 자세였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 정도 지나 더는 참기 힘든 지경이 되어서야 겨우 빈 좌석이 생겨 통증을 잠시 달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통증의 강도부터 달랐다. 담에 걸려 고생을 많이 했던 엄마가 문득 떠올랐다. 엄마도 일 년에 몇 번씩 담에 걸려 가벼운 설거지도 몹시 힘들어하셨다.
그때까지 담에 걸려본 적 없던 나는 엄마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공감하지 못했다. 엄마를 하루라도 푹 쉬게 해드렸으면 좋았겠지만 나는 집안일 한번 도와드리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면 엄마의 아픔을 헤아리는 자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