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등산했을 때의 일입니다. 중간까지는 어찌어찌 잘 올라갔습니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데다 말할 상대가 없어서인지 산행의 흥미도 점점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바위에 걸터앉아 쉬면서 ‘굳이 힘들게 정상까지 갈 필요 있나’ 하고는 그만 내려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때마침 한 무리의 중년들이 힘겹게 산을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 이르자 무리는 산행을 이어갈지 말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이쯤에서 그만 하산하세.”
“무슨 소리야?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정상까지 가야지.”
옥신각신하던 무리는 결국 정상까지 가는 쪽을 택했습니다. 힘들어서 하산하겠다던 사람들도 일행의 독려를 받으며 따라 움직였습니다. 정상을 향해 가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저는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때를 돌이켜 보니 믿음 생활도 곁에서 힘 주는 형제자매가 없다면 금방 지쳐서 어느 순간 중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행이 있으면 한쪽이 힘들어하더라도 서로 밀고 당겨주면서 끝까지 가겠지요.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편 1절) 하신 말씀처럼 연합하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니 덜 지치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의 연약함을 미리 아시고 서로 연합해서 천국의 길을 걷도록 인도하신 엘로힘 하나님께 영원한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