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야마 유미
얼마 전 은퇴하신 아버지가 전화로 이런저런 하소연을 부쩍 많이 하셨습니다. 여러모로 힘들어 보이는 아버지를 어떻게 위로해드릴까 궁리하던 중에 번쩍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지요. 바로 엘로히스트였습니다. 6년 전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지만 해마다 유월절만 겨우 지키던 아버지에게, 엘로히스트에서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글을 서로에게 추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흔쾌히 승낙하신 아버지는 글을 읽고 소감을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줄 만한 내용을 찾으려 엘로히스트를 자주 읽다 보니 저도 덩달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하루는 엄마가 “아버지가 많이 밝아지셨어. 무슨 일 있었니? 오늘은 설거지까지 하고 계셔”라며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더 깜짝 놀랄 일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안식일을 지키려고 혼자 전철을 갈아타며 시온을 찾아온 것입니다. 예배 내내 설교를 진지하게 들으신 후 진리에 대해 질문도 하셨습니다. 집으로 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긴 세월 자녀를 위해 희생한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