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정
하나님의 축복 속에 새 성전의 공사가 시작되자 식구들은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저마다 소질을 발휘했습니다. 그중 직업이 목수인 형제님은 체구가 큰 만큼 힘도 장사라 서너 사람 몫을 거뜬히 해냈습니다. 하루는 건물 외벽을 깨던 중에 형제님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며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시멘트 가루가 튀어 눈에 들어간 겁니다. 보호 안경을 쓰고 얼굴 가리개도 착용했지만 소용없었나 봅니다. 작디작은 파편이 눈 안쪽에 들어가, 눈은 붉게 충혈됐고, 깜빡거릴 때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안약을 써도 잠깐은 괜찮다가 따끔거리는 증상이 반복돼 한참 고생하셨지요.
하늘 아버지께서 겪으셨을 고난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습니다. 자녀들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석수 일을 하시는 동안 얼마나 많은 돌가루가 아버지를 힘들게 했을까요.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본보여주신 사랑의 길을 온전히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