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한국에도 해외 단기선교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7명으로 구성된 저희 오클랜드 단기선교단은 해외선교 경험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가 설렘과 긴장을 품고 있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저희에게 생각보다 생소한 국가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아름다운 자연 외에 관련 정보도 적고, 주변에 다녀온 분도 없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하늘 어머니께서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모임에서 “믿는 만큼 주시니 두려워 말라”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개인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말씀에 의지해야 함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다가온 출국일. 일본을 거쳐 13시간을 날아가야 했기에 장거리 비행을 해본 식구들은 각자의 경험을 살려 단원들에게 소음방지 귀마개, 멀미약 등을 챙겨주었습니다. 생애 첫 단기선교를 떠나는 단원들은 벅참과 설렘에 그 먼 거리를 가는 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발표 연습을 하는 열정을 보였지요.
무사히 뉴질랜드 공항에 도착하니 마중 나온 현지 식구들이 “보고 싶었어요, 잘 왔어요”라며 저희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때의 따뜻함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인종도 언어도 달랐지만 하늘 가족의 정을 넘치도록 느낀 덕분에 낯설기는커녕 저희도 보고 싶었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오클랜드에는 교회 4개가 있습니다. 오클랜드 식구들은 각 교회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번갈아가며 연합 단기선교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희의 선교 일정과 제3오클랜드교회를 지원하는 일정이 겹쳐 오클랜드의 다른 교회 식구들과도 열흘 정도 함께했습니다. 오클랜드권 식구들과 한국에서 온 단기선교단의 본격적인 연합 단기선교가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뉴질랜드를 배운 저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성한 복음 밭을 예상했습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이상기후가 이곳에도 영향을 미쳐 때아닌 폭우와 강풍, 뙤약볕과 건조함을 하루에도 몇 번씩 넘나들었습니다. 사모아, 통가 등 인근 섬나라에서 일자리를 위해 이주한 사람들과 유럽인, 아시아인까지 다양한 인종을 만나는 것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요. 매우 바쁜 삶을 살거나 이미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행복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듯했습니다.
냉정한 반응에 당황스러웠지만 그럴수록 처음 결심을 되새겼습니다. 출국 전, 저희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장 16~18절)는 성경 구절을 늘 실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현지에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아버지 어머니의 본을 따라 기도를 생활화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자고요. 그래서 힘들수록 더 많이 웃고, 마음 모아 기도하고, 늘 긍정적으로 말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올렸습니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도 항상 밝은 표정과 태도로 사랑을 나눠주는 오클랜드 식구들을 보면 힘이 샘솟았습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웃음으로 화답하며 “아니모(ánimo, ‘힘내세요’라는 뜻의 스페인어)!”를 외치는 식구들에게서 복음 열정도 많이 배웠습니다.
저희의 가장 큰 목표는 천국 복음 완성에 기여할 큰 일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주로 활동했던 지역은 오클랜드에서도 산간 지대라 주거지 대부분이 언덕에 자리했습니다. 신발 밑창이 닳을 정도로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하늘 아버지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잃은 자녀를 찾기 위해 험준한 산길을 쉼 없이 걸으셨기에 많은 자녀가 찾아졌고, 그분들이 오늘날 전 세계에서 선지자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요. 저희에게도 그와 같은 역사가 일어나길 바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복음 전하기에 힘썼습니다.
선교 이틀 뒤부터 눈사태 같은 축복이 쏟아졌습니다. 카사니타 자매님은 어머니 하나님에 관한 말씀을 처음 듣고 매우 놀라워하며 곧바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왜 지금까지 어떤 교회에서도 하늘 어머니에 대해 듣지 못했는지 궁금해 잠도 못 잤다”던 자매님은 불붙는 심령으로 친구에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좋지 못한 얘기를 늘어놓았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자매님은 진리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뻔했지만 성경에서 본 재림 그리스도와 하늘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나 궁금해 다시 시온으로 발걸음했습니다. 몇 시간에 걸쳐 말씀을 살핀 자매님은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모든 궁금증이 다 해결됐어요. 더 이상의 의문은 없어요. 그동안 다녔던 모든 교회에서는 아버지 하나님에 대해서만 말하고 내가 궁금한 걸 물어보면 풀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하나님의 교회는 모든 질문에 성경으로 답해줘요.”
자매님은 이후 모든 규례에 참석하고 식구들과 전도 모임에도 참여했습니다. 하늘 어머니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는 자매님을 보며, 단기간에 이뤄진 놀라운 성령의 역사에 감사드렸습니다.
한번은 한국 식구 둘이서만 길을 나섰습니다. 한 여성분의 초대로 집에 들어갔는데 온 가족이 앉아 있어 당황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두려워 말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떨림과 긴장을 억누르고 영생의 축복이 담긴 유월절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초대한 여성분이 자신도 유월절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말씀을 더 알려주러 찾아갔지만 안타깝게도 원래 갖고 있던 종교의 행사에 참석하러 간 이후였습니다. 애타는 심정에 단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며 매달렸습니다. 드디어 다시 만난 로미카 자매님은 진리를 분별하고 새 생명으로 거듭났습니다.
그 주 안식일에는 자매님의 네 자녀도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아들인 라이언 형제님과 딸인 로셸 자매님은 학생부 모임과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고, 식구들과 시간 보내기를 좋아해 시온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로미카 자매님은 예전에 현지 식구들과 말씀을 살피다가 연락이 끊겼던 분이었습니다. 이 영혼이 다시 하늘 어머니를 만나 시온으로 나아오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외에도 길에서 몇 번이나 단기선교단과 마주쳐 진리 말씀을 듣고 마침내 하나님 품에 나아온 나타샤 자매님, 룸메이트를 방문한 식구들을 통해 먼저 진리를 영접하고 룸메이트인 미타 자매님까지 시온으로 인도한 도로시 자매님 등 오클랜드 곳곳에서 아버지 어머니 음성을 기다리고 있던 우리 식구들을 많이 찾았습니다. 엘로힘 하나님의 축복 속에 단기선교에 참여한 한국, 뉴질랜드 식구들 전부 튼튼한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4주간의 여정은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광산에서 보석을 찾는 것처럼 하늘 가족 찾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믿는 만큼 축복을 주신다는 말씀에 의지해 나아가니 저희 노력과 정성보다 더 큰 결과를 주셨습니다. 단기선교를 통해 인도된 식구들이 천국을 앞당기는 든든한 복음 일꾼으로 자라나기를 소망하며, 저희 모두에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