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온 지도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하나님 은혜와 시온 가족들의 사랑 안에서 제가 외국인이라는 것도 잊을 만큼 무탈하게 적응해 절로 감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제 마음을 식구들에게 온전히 전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식구에게는 간단한 현지어를 섞어서 말하거나 환한 미소와 과장된 몸짓으로 사랑과 관심을 전하려 애씁니다.
직장 일을 마치고 시온에 오는 식구에게 어떤 위로를 건넬까, 믿음의 성장이 필요한 식구에게 하늘 아버지 어머니 사랑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사전을 찾아보고, 번역기를 이용해 공부해 봐도 막상 말을 꺼내면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서 속상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아가는 자녀들을 구원하시려 친히 이 땅에 오셨습니다. 하늘의 언어와 문화, 모든 것을 망각한 채 이 땅이 전부인 양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아름답고 영화로운 하늘나라가 본향임을 알려주시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저희가 잘 알아듣지 못해도 더디게나마 깨닫기까지 길이 인내하셨지요.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하나님 살과 피로 하나 된 하늘 가족의 사랑 앞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말이 안 통해도 결국 마음이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까요.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하늘의 언어와 문화를 열심히 익히렵니다.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며 행복을 누릴 그날을 사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