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지난 1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2주간의 단기선교를 떠났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빈까지는 한 번의 경유를 포함해 비행기로 14시간이 걸립니다. 여정의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여유 있게 출발했는데도 비정상적인 교통체증이 발생해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항공사 직원은 다음 날까지 이륙 가능한 비행기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단기선교를 취소해야 하나 싶을 만큼 당혹스러웠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뜻이 있을 거라고 마음을 추스르는 사이 직원은 30분 넘게 다른 티켓을 구하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일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추가 요금 없이 마련했습니다! 저희가 단기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희를 도우시는 것 같았습니다.
무사히 오스트리아에 도착하니 빈 시온 식구들이 사랑 넘치는 인사로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현지 식구들도 저희와 연합해 열정적으로 복음에 매진할 생각에 매우 들떠 있었습니다. 저희 모두는 빈에 있는 하늘 형제자매를 다 찾자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라스베이거스도 사막 지역치고 쌀쌀한 편이지만 빈은 라스베이거스보다 10℃는 더 낮고 습했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눈까지 내리는, 저희에겐 흔치 않은 광경도 펼쳐졌습니다. 날씨보다 더 적응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들의 닫힌 마음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복음을 전했지만 대부분 하나님과 영혼의 존재를 부인했고, 종교에 부정적 인상을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미국에도 무신론자가 많지만 종교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은 적었기에 낯선 상황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부유한 환경에도 영적으로는 메마른 이들이 안타까웠고, 그래서인지 성경 말씀을 듣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 기쁘게 구원의 소식을 알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택하신 영혼을 찾으러 다니며, 그간 아버지를 따라 희생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도 지친 기색 없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오스트리아 식구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성경을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자녀들을 간절히 찾으셨던 아버지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이 아프게 와닿았습니다.
저희는 어려운 환경에 주눅 들지 않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자는 다짐으로 나날이 단단해졌습니다. ‘연합하는 곳에 영생이 있다’는 말씀을 따라 매일 같은 시간에 모여 기도했고, 빈 곳곳을 누비면서 복음 전파에 힘썼습니다. 단기선교 전에 부족하나마 익힌 독일어로 말씀을 전하다 말문이 막히면 현지 식구가 이어서 설명하고, 누군가 진리를 영접할라치면 모든 식구가 그 영혼을 위해 계속 기도했습니다.
하루는 현지 식구와 함께 진리를 전하던 중 몇몇 사람이 저희를 비웃으며 말씀을 배척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더한 핍박을 당하셨기에, 저희는 굴하지 않고 더 열정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알렉스라는 남성을 만났습니다. 알렉스 씨는 항상 성경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저희는 성경이 증거하는 하늘 어머니에 대해 전하며 시온에서 준비 중이던 성경 세미나에 초대했습니다.
“세미나 장소가 여기서 가깝나요? 바로 가도 될까요? 가서 보고 싶어요.”
저희는 믿을 수 없는 반응에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곧장 시온으로 향한 알렉스 씨는 죄 사함의 비밀을 주제로 말씀을 상고했습니다. 사이사이 그분이 던지는 질문의 깊이에서 이미 하늘 가족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씀을 찬찬히 살핀 그는 곧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알렉스 형제님이 나중에 말하기를, 거리에서 말씀을 들을 때 저희가 펼친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잠 27장 1절)는 구절을 보고서 즉시 침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권하지 않자 본인이 먼저 시온에 가자고 말했다는 겁니다. 역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이 외에도 올바른 교회인지 성경 말씀으로 거듭 확인하고 식구들의 간절한 기도 끝에 진리를 영접한 르네 형제님, 침례 받은 후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해 전날 모든 일을 끝내고 단정한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한 나탈리아 자매님 등 저희가 단기선교를 통해 찾은 모든 형제자매가 어머니의 귀한 보석들입니다. 대학생 나탈리아 자매님은 매사에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성경 세미나에서 발표도 하며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머나먼 유럽 땅에서 새로운 식구들과 함께하는 안식일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저희를 향한 빈 식구들의 배려와 노력 덕분에 고향 집처럼 정겨운 분위기 속에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듯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툰 독일어로 형제자매와 조금씩 소통하고 새노래를 부르며, 행사나 영상에서 전 세계 자녀들에게 각자의 언어로 말씀해 주시는 하늘 어머니의 배려 깃든 사랑도 깨달았습니다.
단기선교 중 겪었던 모든 일은 정말 놀라웠고 결코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매몰차고 완강하게 진리를 거부하는 이들 사이에서 한 영혼을 구원으로 인도했을 때는 마치 100명을 찾은 것과 같은 기쁨으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저희는 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고, 복음 역사는 잠들지 않고 끊임없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희가 있는 빈에 밤이 오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식구들이 간절히 복음을 전했고, 그곳이 밤이 되면 저희는 빈의 영혼들에게 하늘 어머니의 존재를 열정적으로 알렸으니까요. 육천 년간 쉬지 않으시고 복음의 길을 걸어오신 엘로힘 하나님께 감사함을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유럽에서 잃어버린 형제자매를 찾는 동안, 처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을 때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진리를 찾은 기쁨에 지인들과 길 가는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진리를 알리고 싶었는지요. 부족한 저희에게 빈을 깨우는 사명을 주신 성령과 신부께 다시 한 번 찬양과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사랑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가서 ‘성령과 신부께 오라’고 힘차게 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