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의 일이다. 뜻하지 않은 성과를 이루어낼 때면 인재(人才)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가장 겸손한 말을 했다.
“아니에요! 저는 인재가 아니고 천재(天才)입니다.”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다가도 ‘제가 하는 일은 항상 하늘이 돕는 것 같아서요’라는 뒷말을 듣고 나면 모두 웃으며 수긍했다.
자칭 천재라는 말이 자칫 교만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말은 내가 세상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겸손한 표현이다. 모든 일을 이룬 것이 내 힘과 능력이 아님을 인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실제 천재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시온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은혜롭게 전하는 식구, 악기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식구, 천상의 목소리로 심금을 울리는 식구, 요리를 맛있게 하는 식구, 외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식구, 기계를 잘 다루는 식구, 섬세한 글쓰기로 감동을 선사하는 식구, 열매를 잘 맺는 식구, 아이를 잘 돌보는 식구, 청소를 꼼꼼히 잘하는 식구,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식구 등등 시온의 식구들은 하나같이 하나님께 재능을 받고 일하는 겸손한 천재들이다. 오늘도 나는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