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예
고교 시절의 일이다. 하루는 선생님이 수업을 일찍 끝내고 자유 시간을 주셨다. 맨 앞자리에 앉은 나와 친구는, 우리에게 다가오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이야기였는지는 잊었지만 이것만은 기억난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던 친구의 말을 듣고 선생님이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그럼 너는 잘 살 거야.”
왠지 모르게 선생님의 말은 내 마음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잘 산다’는 표현이 물질적으로 풍요한 삶을 뜻하든, 정신적 고상한 삶을 의미하든 관계없이 그 짧은 한마디는 살아가면서 자주 나를 부축해 주었다. 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되뇌었다. ‘그래, 나는 잘 살 거야. 괜찮아, 나는 잘 살 거니까.’ 그러고 나면 상황이 당장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평화로워졌고,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기도 했다.
잘 살 거라는 말이 하나님께서 내 인생에 놓아주신 복선이었을까? 하나님 안에서 정말 잘 사는 법을 깨달았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불확실함 속에서 애써 주문같이 외던 말 대신, 이제는 하나님의 확실하고도 사랑 가득한 말씀이 나를 붙잡아 주고, 나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도록 밀어준다.
“… 너는 내 것이라”(사 43장 1절)
“여러분은 내 관심의 전부이고 삶의 전부입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 선명히 각인되어 인생을 좌우할 만큼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나는 선생님처럼, 또 하늘 아버지 어머니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을 많이 해주었는지 돌아본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사랑의 말씀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하기까지 열심히 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