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진
엄마가 꽤 오랜만에 시장에서 복숭아를 사왔다. 엄마가 씻고 있는 복숭아를 자세히 보니 동그랗고 뽀얀 모양이 아니고, 여기저기 멍든 것처럼 얼룩덜룩한 게 영 예쁘지가 않았다.
“엄마, 복숭아가 왜 이리 못생겼는데? 맛도 없겠다.”
“무슨 소리 하노?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얼마나 단지 아나?”
“원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거 아니겠나. 근데 이 복숭아는 너무 못생겼다.”
잠시 뒤 엄마가 먹어보라며 복숭아 한 접시를 건넸다. 껍질을 깎아도 못생겨 보이는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문 순간 깜짝 놀랐다. 너무 달달하고 맛있었다.
“오, 맛있는데?”
엄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내 말했제?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나는 순식간에 한 접시를 다 비웠다. 못생긴 복숭아의 통쾌한 반전이었다.
겉모습은 성난 사자 같은 분이 의외로 순한 양처럼 하나님의 진리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시온의 향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낱 복숭아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데 사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겉모습만 보고 성급히 판단하지 않고 속사람의 진면목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