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다영
“다영이가 자전거를 못 탄다고?”
내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하니 아빠가 깜짝 놀랐다.
“네, 아빠가 안 가르쳐줘서 못 타요. 친구들은 다 아빠한테 배웠다는데.”
얼마 후 집 앞에 웬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아빠의 지인이 타지 않는다며 준 자전거였다. 아빠는 비장한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자전거 타러 가자.”
아빠의 자전거 강습이 바로 시작됐다. 두발자전거를 난생처음 타는 나는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휘청거리다가 휙휙 쓰러져서 잔뜩 겁먹었다. 아빠는 뒤에서 꽉 붙잡고 있으니 걱정 말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아빠 덕에 서서히 균형이 잡혔다. 10분쯤 지났을까. 문득 뒤를 돌아보자 땀범벅이 된 아빠가 여전히 자전거를 잡은 채 뛰면서 따라오고 있는 게 너무 힘들어 보였다.
“오늘은 그만 타요.”
아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빠가 꼭 자전거 타게 해줄 거야.”
내가 자전거를 못 타는 게 아빠 탓이 아닌데 괜한 농담을 했나 싶어 내심 죄송했다. 언젠가 아빠가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다영아, 아빠가 네 거름이 되어줄게.”
부모는 자식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존재인가 보다. 아빠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 애초의 두려움이 바람에 실려 훌훌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