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에서 140킬로미터나 떨어진 외딴 마을에 사는 시온 식구들이 유월절 예식에 참예할 수 있도록 떡과 포도주를 가져다 드리기로 했다.
유월절 날, 우리는 예식에 필요한 물품을 빠짐없이 챙겨 길을 나섰다. ‘한 번도 간 적이 없는데 가다가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잠시 스쳤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을 믿었다. 버스를 세 번 갈아타는 동안 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마지막으로 탈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아침부터 버스가 오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제 시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우리는 걷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아주머니들이 우리가 찾아가는 형제님의 집을 잘 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길잡이가 있어 길 잃을 염려가 없으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우리는 시간에 맞게 도착했고 은혜롭게 유월절을 지킨 식구들은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자녀들이 새 언약 유월절을 지켜 영원한 생명으로 나오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심부름을 잘 마친 안도감에 가슴이 벅찼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끝까지 해내는 믿음직한 일꾼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