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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기쁨 주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2021.07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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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를 뵈러 가려면 버스로 7시간, 기차로 환승해 40분, 항구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더 가야 합니다. 거리가 멀어 자주 가지 못해서인지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지난번에 집에 갔을 때 꽃이 없어 휑했던 마당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 이번에는 여러 가지 꽃씨와 비료를 사서 엄마 집으로 갔습니다. 꽃이 피면 엄마가 참 좋아하실 것 같았습니다.

    집에 도착했는데 엄마가 안 계셔서 곧바로 소매를 걷어 마당의 잡초를 뽑고 흙을 일구었습니다. 엉성하게나마 화단을 만들어 가져간 씨를 뿌리고 물도 흠뻑 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제가 만든 화단을 보고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생각하니 저는 꽃씨만 뿌려놓았을 뿐 가꾸는 일은 죄다 엄마에게 맡겨놓은 것 같았습니다. 몸도 성치 않으신데 괜한 일거리를 얹어드렸나 싶어 내심 죄송했습니다.

    몇 달 후, 엄마가 마당에 활짝 핀 꽃들을 찍은 사진과 함께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꽃밭을 가꾼 사람은 엄마인데 오히려 제게 고마워하셨습니다. 마당에 꽃을 피워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던 제 마음을 예쁘게 생각하셨나 봅니다.

    믿음의 길에서도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무언가 시작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을 먹은 것에 벌써 기뻐하시고 축복해 주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극히 작은 정성에도 크게 기뻐하시는 하나님, 영원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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