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이었습니다. 결혼 전부터 최근까지 업무 일선에서 뛰었기에 직장인이라는 자아는 제게 큰 자부심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으며 육아휴직을 택했고, 처음으로 엄마와 오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엄마의 복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워킹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요즘은 오전 6시에 일어나 기도로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남편의 출근을 돕고 아이들을 깨워 학교와 유치원에 각각 보내고 나면 8시 30분. 하루는 바쁜 아침을 보내고 식탁에 앉아 한숨 돌리다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전에는 공공기관에서 국제회의 유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각종 국제회의를 소속 도시에 유치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국제회의 한 건이 개최되면 회의 참가자들이 지출하는 숙박비, 교통비, 관광비 외에도 도시 홍보로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각 도시에서는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 국제회의 유치 경쟁을 벌입니다.
이때 도시가 갖춰야 할 주요 조건이 있습니다. 대규모의 회의 개최 시설은 물론, 회의 참가자들이 묵을 숙박 시설, 타국·타시에서의 접근성 그리고 그 도시 고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장소인 ‘유니크베뉴(Unique Venue)’가 있어야 합니다.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리 도시를 모르거나 관심이 없던 회의 주최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우리 도시에서 회의가 열려야 하는 타당성을 설명하고 그들의 마음을 끌어야 합니다. 주최자들은 몇 개 도시를 후보군으로 정한 뒤 각 도시의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듣고 개최지를 결정합니다.
회의 유치를 위해 이 나라 저 나라 출장 다니며 생겼던 즐거운 추억들을 되짚어보다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 지인을 만나 성경 말씀을 전하기로 약속해둔 터였습니다. 지인에게 어떻게 천국의 축복을 알려주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문득 ‘사람들에게 천국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서는 줄줄이 꿰고 있어 누가 무슨 질문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답변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국에 대해서는…?
“음…. 천국은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않는 곳입니다(계 21장 4절).”
말문이 턱 막혀버렸습니다. 저부터가 하늘나라에 대해 분명하게 알지 못하고 뜬구름 잡듯 이미지로만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전하는 사람이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확신 없이 단순 암기로만 발표하면 상대를 절대 설득하지도, 울림을 주지도 못한다는 것을 지난 업무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을 가다듬고 천국에 대해 기억나는 말씀을 하나씩 떠올려 봤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다고 하셨으니(요 14장 2절) 머물 곳이 많고, 천국 가는 날에 입는 영광의 옷은 하늘의 천사들과 같다 하셨으니(마 22장 30절) 속도의 제한이 없어 접근성이 우수하고, 생명수 강과 생명나무가 있다 하셨으니(계 22장 1~2절) 천국만의 ‘유니크베뉴’도 있겠지요. 각색 보석으로 장식돼 해와 달의 비췸이 필요 없는 하나님 영광으로 가득한 성이 있다 하셨으니(계 21장 9~23절) 이만한 장소가 어디 있겠으며, 그곳에서 열리는 하늘 장자들의 총회(히 12장 23절)보다 영광스러운 모임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심지어 이 모든 것을 원하는 자라면 누구에게나 값없이 주신다 하셨으니(계 22장 17절) 온 우주에 이렇게 축복된 장소는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축복을 하나씩 헤아리다 보니 제게 주어진 사명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천국의 비밀을 알리고 그 영광과 축복으로 뭇 영혼을 인도하는 복음 사명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입니다. 전에 하던 업무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 영화로운 하늘나라를 소개할 수 있다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이제 저는 천국이 과연 있냐고 묻는 사람, 자신은 관심이 없다는 사람에게 왜 천국에 반드시 가야 하는지 확신을 가지고 알려줄 것입니다. 엘로힘 하나님께서 넘치는 축복을 예비하신 영광스러운 연회장에, 함께 참가하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