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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
어린 시절 저는 혼자 화장실에 있거나 불 꺼진 방에서 잘 때 엄마를 부르고는 했습니다. 그때마다 엄마는 “응”, “왜” 하고 일일이 대답하셨습니다. 엄마의 대답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무서운 마음이 싹 가셨습니다. 제 목소리가 들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 엄마가 계신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나 봅니다.
웬만한 것은 무섭지 않을 만큼 성장한 요즘도 저는 엄마를 ‘그냥’ 부릅니다. 한 번쯤 타박할 만도 한데 엄마는 여전히 “응”, “왜” 하고 대답하십니다.
“엄마, 내가 그냥 부르는 줄 아시면서 왜 계속 대답해요?”
“그야, 유진이를 언제든지 도와주려고 그러지.”
엄마는 혹시라도 제가 진짜 도움을 요청하려고 부르는 순간을 놓칠까 봐 몇 번이고 응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저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엄마가 곁에 있어 참 행복합니다. 따스한 햇살 같은 엄마의 세심한 사랑이 오늘도 저를 감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