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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엄마와 나를 이어주는 것

2021.08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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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간 외국에서 지내다 몇 해 전 한국에 돌아왔다. 따로 지낸 세월이 길어서 그런지 평소 힘든 일이 있어도 부모님께 굳이 말하지 않았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조차 잘 하지 않는 나를 부모님은 안쓰럽게 여기고 한편으로는 서운해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해 일한 지 1년이 넘어갈 즈음, 누구에게나 온다는 슬럼프가 내게도 찾아왔다. 하필 기온도 영하로 떨어져 몸도 마음도 너무 시렸다. 점심도 거르고 길가를 서성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눈물과 찬 바람이 만나 볼이 너무 차가웠다.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엄마가 더 속상할까 봐 꾹 참고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마음을 추스르고 업무에 집중하는데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딸, 오늘따라 우리 딸이 자꾸 생각나는데, 왜 그럴까?’

    나도 계속 엄마를 생각했는데…. 울컥하는 것을 간신히 참고 애써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답장을 보냈다. 그래도 엄마는 속일 수 없었다.

    ‘미토콘드리아가 알려주나 봐. 무슨 일 있어?’

    미토콘드리아. 우리 몸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한다는 이 세포는 부모 중 모체에서만 유전된다고 한다. 엄마와 나는 세포에서부터 아주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다. 그 때문일까? 엄마는 내가 힘든 일이 있거나 슬플 때 곧바로 알아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를 찾던 내 마음이,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엄마에게 전달됐나 보다. 항상 내게 온 관심을 쏟으며 내 마음을 보듬어주는 엄마의 사랑이 나를 웃게 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분이 또 계신다. 하늘 어머니시다. 영적으로도 간혹 시련에 부딪히면 나는 어머니께서 걱정하신다는 핑계로, 아뢰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 할 때가 많았다. 내 아픔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시는 어머니께서는 내가 당신께 의지하기를 가장 바라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고민과 아픔이 있을 때 하나님께 간구하고 나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웃을 수 있었다.

    내게 모든 관심과 사랑을 쏟아주시는 분이 계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이제는 작은 문제라도 어머니께 의뢰해 어머니께서 주시는 지혜로 극복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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