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민
저는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1심 재판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된 사람이 자신의 2심 재판 준비와 변호를 저희 회사에 의뢰했습니다. 의뢰인의 어머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아들이 2심 재판에서 감형돼 출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자신이 직접 쓴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탄원서에는 자식을 잘못 키운 자신의 죄가 더 크다며 아들을 선처해 줄 것을 간청하는 내용이 구구절절 담겨 있었습니다.
마침내 선고 당일이 됐습니다. 그분은 떨리는 손을 공손히 모으고 아들보다 더 깊이 고개를 숙인 채 법정 방청석에 말없이 앉아 계셨습니다. 판결 요지가 낭독되고 드디어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분의 간절한 바람대로 집행유예가 선고돼 아들이 출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판사를 향해 몇 번이고 허리를 굽히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 모자의 사연은 두고두고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하늘 어머니의 품 안에 거하는 축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범한 죄를 용서하시고 온전한 회개에 이르기까지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의 크나큰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토록 귀한 사랑을 받은 만큼 날마다 겸손과 섬김의 도를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