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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속사람까지 완전히 바꾸려면

2021.0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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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밝은 갈색이라 옷과 어울리지 않는 구두를 직접 염색했다. 염색약을 바르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염색 과정은 꽤나 복잡했다. 먼저 구두를 깨끗이 닦고 표면 세척제를 바른 후 건조시켰다. 그런 다음 염색약이 잘 스미도록 특수 약품을 도포한 후 검정색 염색약을 칠했다. 세 번 정도 덧칠했더니 갈색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검정색 구두가 됐다. 마지막으로 염색약이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가죽 코팅제까지 덧바르자 구두는 새것처럼 변신했다. 무척 흡족해 다음 날부터 바로 신고 다녔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문제가 발생했다. 부딪혀서 긁히거나 물에 닿으면 예전의 갈색이 드러났다. 갈색 얼룩이 생기더니 점점 심해져 더 이상 신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뭐가 잘못됐는지 한참 후에 알았다. 비슷한 색으로 염색할 때는 상관없지만,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바꿀 때는 최종 염색제를 바르기 직전에 침투 염색제를 써야 했다. 침투 염색제로 가죽 속까지 색깔을 바꿔야 구두가 긁혀도 이전의 구두 색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염색을 하면서, 내 모습도 믿음과 경건의 모양은 있지만 부딪히거나 긁히는 순간 다듬어지지 않은 죄의 본성이 나도 모르게 드러나지 않았는지 되짚어 보았다. 겉 사람뿐만 아니라 영혼의 깊은 곳까지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으로 거듭나도록 힘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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