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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내 마음의 묵은땅을

2021.05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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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 묵힌 밭에 다시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떤 채소를 심으면 좋을지 고르는 동안 내심 설렜다. 풍성한 수확물을 이웃과 나누는 상상을 할 때는 사뭇 행복했다.

    씨를 뿌리려면 땅이 부드러워야 하기에 호미와 곡괭이를 들고 밭으로 갔다. 무성한 잡초를 뽑고 땅을 갈았다.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이내 만만치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오랜 시간 방치한 땅은 곡괭이를 튕겨낼 정도로 단단해진 상태였다. 돌멩이가 수두룩했고 건축폐기물도 여기저기 파묻혀 있었다. 양분 없이 황폐한 흙은 푸슬푸슬 흩어졌다.

    온몸에 땀이 흐르고 손에 물집이 잡혔다. 허리, 다리, 어깨, 손목이 쑤셨고 급기야 현기증이 나 주저앉고 말았다. 밭을 갈기도 전에 열매부터 바랐던 게 창피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내 영혼의 밭도 이랬으리라. 교만과 아집으로 단단했던 내 영혼을 부드럽게 기경하시고, 생명의 말씀이 뿌리내리고 싹틔우기까지 희생하신 하나님께 감사해 새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 내 마음의 묵은땅을 기경하지 않고서야
    사랑으로 심은 씨앗 꽃 피우지 못하리라
    내 마음의 가시덤불 걷어내지 않고서야
    희생으로 심은 씨앗 결실할 수 없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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