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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한 글자씩 가까워지는 마음의 거리

2021.06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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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예전처럼 자유롭게 친구나 가족, 지인을 만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간혹 아쉬움은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우리는 왜 서로 멀어질수록 우울해하는 걸까요?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월딩거 정신과 교수는 무엇이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 그는 행복은 인간관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얻는 행복이 돈이나 명예, 성공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통이 적어지면 힘들어하고, 팬데믹 시대에도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겠지요.

    아세즈(ASEZ,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대학생봉사단)는 코로나19 대응에 힘쓰는 의료진과 정부 부처 관계자를 비롯해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힘을 전해주자는 의미로 ‘핸드투핸드(Hand to Hand)’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저도 아세즈 회원들과 서산 보건소에 응원의 편지와 간식 키트 50여 개를 전달했습니다. 보건소 직원들은 특히 직접 쓴 편지에 감동하며 덕분에 힘이 난다고 인사했습니다.

    저 역시 온라인 소통이 익숙해진 시대에 손 편지를 쓰는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려보니 사촌 오빠가 입대했을 때였습니다. 부대가 멀어 면회 가기도 어렵고 당시는 군인이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못할 때라 편지로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덕분에 군 생활 동안 힘을 얻었다던 오빠는 전역한 지금도 편지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과 이번 아세즈 활동 경험이 맞물려,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어린 시절만 해도 예쁜 편지지에 또박또박한 글씨로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편지를 어색해합니다. 오랜만에 정성을 담아 편지를 보내니 다들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사실 편지를 쓰는 건 번거로운 일입니다. 편지지를 고르고, 머릿속으로 좋은 문장을 정리해 내용을 완성하고, 우편을 부치는 것까지 여러 번 손이 가지요. 하지만 손 편지를 쓰면서 그간 바쁜 생활로 잊고 지냈던 서로를 추억하게 됩니다. 한 소설가는 ‘안부 편지는 잠든 추억을 깨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편지는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좋은 소통 방안입니다. 디지털 문자로는 미처 전달하지 못한 진심과 온기까지 봉투에 고스란히 담아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도,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 또는 마음의 거리가 다소 멀어진 사람들에게 손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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