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혜
“오늘 회사 식당에서 부추김치 나왔더라.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 먹은 것 같아. 엄마가 해준 부추김치 진짜 맛있었는데….”
제 말을 듣고만 있던 언니가 며칠 뒤 부추김치를 직접 담갔습니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만든 거라 맛있을지 모르겠다.”
멋쩍게 웃으며 먹어보라고 건네는 부추김치에는 엄마를 여읜 동생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언니는 저를 위해 김치며 반찬을 챙겨주었고, 가정을 꾸린 지금도 여전합니다. 오히려 더 해주지 못해 아쉬워하지요.
“마트에 굵은 쪽파밖에 없어서 제부 좋아하는 파김치를 못 담갔어. 다음에 여린 쪽파 있을 때 꼭 담가 줄게.”
언니라고 엄마의 부재가 서럽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자신의 아픈 속내는 감추고 저를 먼저 보듬었습니다. 제 가슴에 부는 시린 바람을 막아주고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언니가 있어 참 좋습니다. 사랑하는 언니의 인도로 함께 걷는 믿음의 길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