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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린 한 구절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2021.0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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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교 1학년 시험 기간에 밤새워 공부하고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잠깐 눈을 붙이려고 누웠다. 시험이 있는 1교시까지 두어 시간 여유가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얼굴에 닿는 햇살에 화들짝 놀라서 잠을 깼다.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 시험 종료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신없이 달려 시험 장소에 도착했지만 늦어서 시험을 볼 수 없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허탈감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더해져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후, 시험 전날에는 일찍 자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 내 모습이 성경에 등장하는 미련한 다섯 처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닫힌 문 앞에서 미련한 다섯 처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미리미리 준비했다면 잔치에 참여할 수 있었을 텐데,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겠다. 부족한 믿음의 기름을 준비하고, 깨어 있는 정신으로 천국 잔치에 나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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