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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네 부모를 공경하라

2021.0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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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전, 부친과 크게 다툰 뒤로 저와 부친 사이에는 대화가 사라졌습니다. 마음이 상한 나머지, 부친의 생각이 어떻든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다 여기며 거리를 두었습니다.

    그러다 설교 영상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 가르침받는 자로서 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부모님을 공경하는 태도가 곧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공경하는 태도임을 일깨워주는 말씀이었지요. 설교를 듣고 눈물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부친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였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저는 제 행동을 쉽게 합리화했습니다. 사실 부친과 불화가 생긴 데는 제 무례한 언행 탓도 있었습니다. 모난 성정은 믿음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감정 없는 로봇처럼 형식적으로 기도드렸고, 어머니 교훈을 실천하는 데 소홀했으니까요. 오랫동안 왜 그리도 영의 부모님을 멀게만 느꼈는지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내가 옳다며 벽을 쌓은 쪽은 바로 저였습니다.

    하늘 부모님 앞에 잘못을 고백하며 진심으로 회개했습니다. 부친과의 관계가 회복되도록, 다가오는 ‘아버지의 날(아버지의 사랑을 기리는 미국의 기념일로, 매년 6월 셋째 일요일)’을 맞아 부친께 용서를 구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함께 점심식사도 할 겸 찾아뵙고 사과 편지를 드릴 생각이었습니다.

    그간의 일은 모두 제 잘못에서 비롯됐다고 편지에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교만한 자세는 결코 하나님의 가르침이 아님을 늦게나마 깨달았을뿐더러 이제는 신앙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노라고, 지켜봐주시기를 원한다고 적었습니다. 지금도 부친을 무척 사랑하고 있으며 제게는 부친이 꼭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부친을 뵙던 날,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서기 전에 편지를 전할 예정이었지만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망설이는 제게 이제 곧 돌아가야 하니 두려워하지 말고 편지를 읽어드리라며 다독였습니다. 잠시 자리를 옮겨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님께 두려움을 이길 용기와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신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믿음을 주시길 간절히 구했습니다.

    “그래, 한번 해보자.”

    기도를 마치고 스스로를 다독인 후 준비해온 편지를 꺼내 부친 앞에서 읽었습니다. 부친은 그저 깊은 생각에 잠기신 듯했습니다. 그러나 편지가 끝을 향해 달려가자 눈물을 쏟아내셨습니다. 편지 내용을 다 듣고 나서는 저를 꽉 안아주셨고요. 부친의 따뜻한 품속에서 부자지간의 해묵은 감정은 사르르 녹았습니다.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짐이 모두 날아가고 비로소 숨통이 트인 기분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내 생각과 자존심만 내세우다가 뼈아픈 후회를 겪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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