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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아들이 입대한 후 생긴 버릇

2021.0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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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이 입대한 후 혼잣말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침 먹을 시간인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까?”

    “지금은 뭐 하고 있나? 아픈 데는 없겠지?”

    “잘 시간인데 이부자리는 편안하려나?”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아니 꿈속에서도 아들 생각뿐이었습니다. 아들이 쉽사리 볼 수 없는 곳에 있다는 현실을 매일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갈수록 그리움만 커져가던 어느 날, 저녁 준비를 하며 아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전화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러 가는 몇 걸음이 어찌나 더디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전화기 화면에 ‘군 장병 전화입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었습니다.

    “여보세요?”

    아들의 차분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어, 어, 우리 아들! 잘 지냈어?”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만큼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잘 먹고 있는지, 훈련은 잘 받는지, 안식일은 잘 지켰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제 질문이 아들의 답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그때 아들 옆에서 “1분 남았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허가된 통화 시간은 단 5분이었습니다.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은 마음만 앞서고 말은 입속에서 맴돌 뿐이었습니다. 그사이 시간이 다 되어 전화를 끊어야 했습니다. 하릴없이 아들의 이름만 불렀습니다. 그때 아들의 말이 들렸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어찌어찌 전화를 끊고서도 한참 울었습니다.

    사랑한다는 아들의 말을 붙잡고 그리움을 견디자고 스스로를 달래면서 ‘항상 기도하라’ 하신 하나님의 깊은 뜻을 헤아려봤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자녀들의 기쁜 일이나 슬픈 일에 함께하시고, 어려움을 겪는다면 얼른 도와주고 싶으셔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기도라는 영적 전화를 두셨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늘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새삼 가슴이 저렸습니다. 한없는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시는 하나님과 언제 어디서나 기도로 대화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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