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운전면허 시험은 넘어야 할 작은 산과 같았습니다. 수월하게 한 번에 면허를 따는 사람들과 달리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겨우 땄기 때문입니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최종 도로 주행 시험을 보던 날, ‘운전할 때는 자만하면 안 된다’는 강사님의 조언을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기능 시험도 겨우겨우 합격한 터라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시작된 기도는 출발지로 돌아올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주행 시험에 무사히 합격했습니다. 한껏 부푼 가슴을 안고 다음 시험자의 차량에 참관인으로 탑승했습니다. 차에 오르며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정말 한순간이었습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하나님께 매달리고 마음 졸이던 저였는데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쭐해졌으니까요. 믿음의 광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스로 믿음이 좋다고 우쭐하다가는 한순간에 ‘내가 했다’는 교만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