뤙시아 Leung Sze Nga
저는 오래전부터 습진을 앓았습니다. 습진 증세는 가려움증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가렵다 싶으면 굳게 마음먹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긁지 말아야지.’
애초에 긁지 않으면 치료가 훨씬 수월한 걸 알면서도 매번 가려움을 참지 못했고 증세는 여지없이 악화됐습니다. 팔과 다리는 물론 뒷목까지 걷잡을 수 없이 퍼졌습니다. 홍반 증상이 심해지고 상처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지면서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고통도 심했습니다.
습진 치료를 하면서, 해로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데도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습니다. 다시 습진이 생기면 이를 악물고 가려움증을 견디려 합니다. 긁어서 잠시 느끼는 시원함보다 그 후에 닥칠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신앙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내 영혼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익히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나쁜 습관이 없는지 점검합니다. 고통과 아픔이 없는 천국이라는 멋진 결과를 얻으려면 지혜로운 결단과 실천이 가장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