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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엄마에게 쓰는 너무 늦은 편지

2021.0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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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온에서 부모님께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행사가 열리는 동안,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는 내게 전화하셔서 집에 와서 채소를 따 가라고 하셨다. 바쁜 일이 마무리되면 들르겠다며 얼버무릴 때가 많았다. 어느 날 아빠로부터 엄마의 건강이 몹시 좋지 않으니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아내와 함께 황급히 부모님 댁으로 갔다. 병색이 완연한 엄마는 기운 없이 누워 계셨다. 엄마를 큰 병원에 모시고 가 검사를 받았다.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검사 결과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병든 엄마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퇴원 결정이 내려졌다. 무겁고 슬픈 마음을 감추며 퇴원 준비를 하는데 엄마가 내게 말했다.

    “아들, ‘엄마’라고 한번 불러줄래?”

    의아한 생각이 들어 무심하게 되물었다.

    “엄마한테 ‘엄마’라고 하는 건 당연한데, 왜 그러세요?”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를 모시고 집에 온 다음 날 아침, 볼일이 있어 잠깐 나간 사이에 아내가 울먹이며 전화했다.

    “어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셨어요.”

    믿기지 않았다. 아내의 흐느낌이 들리는 전화기를 붙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후회가 눈물이 되어 흘렀다. ‘엄마’라고 불러달라는 청을 왜 흔쾌히 들어드리지 못했을까. 채소 가지러 오라는 말이 ‘아들이 보고 싶다’는 말이었음을 왜 몰랐을까.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왜 자주 하지 못했을까. 엄마에게 너무 늦은 편지를 쓴다.

    엄마, 엄마,

    나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 헤아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나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 헤아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엄마’라고 불러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엄마’라고 불러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엄마의 일생을 바쳐 정성껏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의 일생을 바쳐 정성껏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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