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하나님의 축복 속에 득남했습니다. 출산 후 제가 몸을 회복하는 동안 아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신생아실에서 지냈습니다. 수유를 위해 오전 오후에 한 번씩만 데려와 품에 꼭 안아주었지요. 저희 부부를 고루 닮은 아기의 모습에 ‘손톱은 엄마를 닮고 발톱은 아빠를 닮았구나. 눈썹은 엄마랑 판박이인데 속눈썹은 아빠랑 똑 닮았네’ 하며 가슴이 벅찼습니다.
생후 4일차. 아들의 몸을 살피다 허벅지가 노랗게 뜬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금 지나서는 얼굴까지 노래져 곧바로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신생아황달 검사를 해야 한다더군요. ‘신생아황달’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사라지는 생리적 황달과, 뇌신경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병적 황달로 구분한다 합니다. 신생아황달은 금시초문이었던 저는 긴장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발바닥에서 피를 뽑아 검사해야 했습니다. 갓 세상에 나온 핏덩이에게 날카로운 주사 바늘을 댄다고 생각하니 여간 마음이 상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틀 뒤면 퇴원 예정이라 함께 집에 갈 생각만 하고 있었기에 더 그랬습니다.
검사 결과 아들의 황달 수치는 17.9였습니다. 보통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인큐베이터에서 광선을 쬐는 치료가 진행되므로 꽤 높은 수치였습니다. 광선 치료를 시작하면 면회도 불가능했습니다. 치료 첫날, 아들이 수유를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오면 유리창 너머에서라도 잠깐 보고 싶다며 호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호출을 받고 내려가자 아들은 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접착 안대를 붙인 채 침대에 누워 울고 있었습니다. 분명 호전될 것이라는 믿음 덕분인지 생각보다 덤덤했습니다. 하지만 블라인드가 내려가고 병실에 돌아가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순간 꾹꾹 눌러온 감정이 터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들이 인큐베이터로 다시 들어가던 순간이 잊히지 않아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치료 이틀째에 황달 수치가 조금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갔습니다. 병적 황달이면 어쩌나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퇴원 예정일에 의사는 일주일 정도 더 지켜보되, 모유를 충분히 먹으면 나아지는 조기모유황달일 가능성이 높으니 열심히 모유를 먹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수유에만 집중하며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감사하게도 20일이 넘어가면서 황달이 점차 사라지더니 무사히 한 달을 지냈습니다.
열 달을 기다려 아들과 처음 마주한 그날부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에게 제 모든 관심을 쏟으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 무심히 교회 달력을 넘겨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별들이 수놓아진 배경 위로 적힌 어머니 말씀이 제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내 마음은 항상 여러분들을 향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나의 관심의 전부이고 내 삶의 전부입니다.”
제 관심의 전부가 아이에게 향했듯 어머니께서도 자녀들의 믿음이 생명의 말씀에 잘 뿌리내리도록 밤낮으로 기도하시며 모든 관심을 부어주고 계시지요. 그 품 안에서 오늘도 제가 얼마나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지 잊지 않으렵니다. 반짝이는 별빛처럼 아름다운 어머니 사랑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