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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2021.0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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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몸을 뒤척입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 조금 더 누워 있고 싶지만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몸을 일으킵니다. 2시간 후 일어나야 하는 남편이 깨지 않도록 침대에서 조용히 내려와 욕실로 가서 세수를 합니다. 아직도 얼굴 언저리에 묻어 있는 잠을 떨쳐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해 식탁에 앉습니다. 볼륨을 낮춰 새노래를 틀고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기도가 끝나면 진리 책자를 펼칩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아버지와 만나는 이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한 시간가량 책자를 읽은 후 다이어리를 꺼내 기도한 내용, 책자를 읽으며 느낀
    점, 어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일과 감사했던 일들을 써내려갑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할 일까지 꼼꼼히 기록하고 나면 남편이 일어납니다. 6시 40분쯤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였습니다. 새벽 기상의 좋은 점을 소개한 책을 읽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던 제가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니 스스로도 놀랍습니다. 놀라기는 저를 지켜보던 남편과 딸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좋은 습관을 들이려 노력했는데 그 모습이 생각지 않게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준 듯합니다. ‘기껏해야 며칠, 길면 한 주 정도 하다가 말겠지’라고 생각했던 남편과 딸도 새벽에 일어나는 저를 보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난 남편이 집 근처 체육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오는가 하면, 초등학생 딸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숙제를 합니다. 숙제를 해두면 낮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요. 그러다 보니 저도 책임감이 더 커집니다.

    습관이 몸에 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여전히 어려운 것을 보면 그냥 있는 말은 아닌가 봅니다. 편하고 익숙한 예전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새벽 기상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새벽에만 느껴지는 특별한 힘 때문입니다. 사방이 고요한 시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그 시간에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채우려 고민합니다. 아내로, 엄마로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에서 선물 같은 시간이지요. 또 하나, 자녀를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새벽을 기도로 채우셨을 하늘 부모님과 동행한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고 가슴이 벅찹니다.

    아버지께서 그러셨지요.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이셨다고요. 어렵고 힘든 시절부터 지금까지 교회와 자녀들을 위해 기도로 하루를 여신 아버지 어머니를 닮아 기도의 생애를 살고 싶습니다. 오늘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처럼 한 영혼 살리는 일에 힘을 다하며 뜻깊은 삶을 살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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