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이 넘은 엄마가 추석날 집에 있기 적적해하시기에 서울 사는 둘째 누님 집에 다녀오기로 했다. 길을 나서는데 20분 거리에 홀로 사시는 외할머니 댁에 잠시 들르자셨다. 서울에 가기 전 외할머니 손톱을 꼭 깎아드려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50년간 근처에 살며 외할머니를 정성으로 돌보신 엄마는 노안으로 눈이 침침할 법도 한데, 100세를 바라보는 노모의 손톱을 하나하나 정성껏 깎아드렸다. 우리가 하겠다는 것을 극구 말리면서. 그 모습이 애틋하고 아름다워 숨죽여 바라보고만 있다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