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남
저는 인도에서 사모로 복음에 동역 중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도에 처음 록다운(lockdown, 봉쇄조치)이 실시됐을 때, 일하지 못해 사정이 어려운 식구들이 걱정됐습니다. 마침 시온에 쌀과 아타(인도식 통밀 가루)가 꽤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이 있을까 싶어 식구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물었습니다.
“정부에서 식료품을 나눠주니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식구들은 하나같이 괜찮다며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저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이후 다른 지역 시온에서 식료품 키트를 준비해 식구들에게 나눠준 사연을 보았습니다. 식구들을 찾아가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모습과, 식구들이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며 제가 무언가 크게 간과했음을 깨달았습니다. 형제자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양식 자체가 아니라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관심이었습니다. 저희가 걱정할까 봐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었지요.
식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중 혼자 지내거나 처지가 곤란한 분들을 위해 쌀과 아타를 준비하고, 부족한 솜씨지만 쿠키를 굽고 마음을 담아 엽서도 썼습니다. 식료품과 엽서로 가득 채운 바구니를 가지고 각 가정을 방문한 날, 식구들은 오랜만에 만나니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다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촉촉해진 눈으로 시온과 어머니가 많이 그립다고 말했습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언제나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본받기를 간구합니다. 이제는 행함 있는 믿음을 가지고,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