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문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스크를 여유 있게 준비하려고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파는 데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가끔 보이는 마스크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쌌습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식구가 많았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시온에서 만들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식구들은 마스크용 필터와 천을 봉사하고 재봉틀도 빌려주었지요. 형제님들은 온 동네를 다니며 부족한 마스크 고무줄을 구했습니다.
온종일 마스크를 만드느라 눈도 침침하고 어깨며 허리도 아팠지만 모두가 맡은 일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처음에는 실 색깔이 일정하지 않고 바느질도 삐뚤삐뚤해 모양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반듯한 마스크가 만들어졌습니다. 좋은 상품 정도가 아니라 멋진 작품 수준이었지요. 그 결과 600개의 마스크를 만들어 식구들에게 골고루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인 데다가 시온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을 겪으며 언제든 갈 수 있었던 시온이 얼마나 귀한지, 항상 마주하던 식구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움츠림은 더 높이, 더 멀리 뛰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