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Menu

은혜의 울타리

정성 어린 ‘북주기’로 넘어지지 않게

2020.09410
  • 글자 크기


  • 햇살 좋은 날, 엄마와 토마토 모종을 심으러 텃밭에 나갔다. 엄마가 때 맞춰 심은 고추, 상추, 가지 모종들이 가지런했고 감자는 벌써 싹을 틔우며 쑥쑥 자라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옆에 앉혀놓고 모종 심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호미로 땅을 판 후 모종의 뿌리 쪽을 쏙 집어넣고 흙을 덮었다. 그런데 모종이 금세 쓰러질 듯 아슬아슬했다. 분명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한 것 같은데 왠지 어설펐다. 저만치서 지켜보던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해경아, 북을 좀 줘라. 그러다가 모종 넘어지겠다.”

    “응? 뭐를 주라고?”

    “북, 북을 주라고!”

    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 눈만 깜빡거렸다. 보다 못한 엄마가 내가 심어놓은 모종 주위에 흙을 끌어모아 덮었다.

    “이렇게 북을 주라고, 이렇게. 북이라는 말 모르나? 북돋우다 할 때도 쓰는 말!”

    설마 하는 마음에 바로 사전을 찾아보았다. ‘북’은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이라는 뜻이었고 ‘북주기’는 아직 어린 식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흙으로 두두룩하게 덮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면 식물의 뿌리와 줄기가 튼튼해지고 주위에 잡초가 덜 생겨 식물이 잘 큰다는 것이다.

    뜻을 곱씹으며 모종을 심다 보니 어리고 약한 모종 같은 내 영혼에도 하나님의 정성 어린 ‘북주기’가 있음을 알았다. 내 믿음의 뿌리와 줄기가 단단해져 튼실한 열매 맺기를 간절히 바라시며 생명의 말씀과 사랑의 기도로 힘을 북돋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더 보기
    뒤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