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강산
초등학교 6년 내내 피아노를 배웠다. 엄마의 강력한 권유로 시작했지만 나도 싫지만은 않았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피아노 학원은 고상하고 차분한 장소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연주 실력이 오르자 슬슬 꾀를 부렸다. 학원 가는 것을 미루거나, 가서도 여러 꼼수를 동원해 연습을 요리조리 피했다. 언제든 그만둘 핑계는 차고 넘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6년 동안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던 이유는 선생님의 칭찬이었다. 그저 잘한다는 말뿐인 칭찬이 아니라 표정과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서 칭찬을 들으면 절로 신이 나고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의지도 솟았다. 중학생이 되면서 더 이상 피아노 학원을 다니지 않게 되었지만 가끔 생각나는 선생님의 칭찬은 집에서 틈틈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원동력이 됐다. 요즘도 머리가 복잡하고 힘들 때면 피아노 앞에 앉는다. 무엇보다 새노래를 맘껏 연주하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나 감사하다.
선생님의 칭찬이 없었다면 나는 피아노와 담을 쌓았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칭찬은 지금도 내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온 식구들에게도 사랑을 가득 담아 칭찬해야겠다. 진심이 담긴 칭찬은 지금 바로, 혹은 먼 훗날까지 상대방에게 위로와 자신감을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