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경
얼마 전부터 업무용 컴퓨터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부팅해서 인터넷 창을 띄우기까지 예전보다 시간이 배로 걸렸다. 필시 이유가 있겠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컴퓨터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업무가 끝나면 그냥 꺼버렸다. 결국 블루스크린이 뜨고서야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뒤져서 같은 사례를 찾아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우를 겪었는지 이런 증상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꽤 많았다. 그중 비교적 설명이 잘 되어 있는 답변을 골라 그대로 따라 하니 컴퓨터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다. 왠지 컴퓨터가 깨끗해진 느낌이랄까. 이참에 불필요한 프로그램도 지우려고, ‘컴퓨터가 느려질 때 삭제해야 할 프로그램’을 검색하고 엔터를 누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삭제해야 할 프로그램이 무려 202가지나 검색되었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를 토대로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지워나갔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이렇게 많이 깔려 있었으니 컴퓨터가 느려질 수밖에….
사실 이런 현상은 컴퓨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신앙에서도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불필요한 습관이 몸과 마음에 배어 믿음의 성장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행동이 습관이 되었고 결국 화를 당했다. 수시로 영적 성장을 방해하는 습관을 점검하고 돌아보아 작은 것이라도 말끔히 지워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