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처음 방문하는 도시에서의 운전은 늘 조심스럽다. 복잡한 곳이라면 더하다.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어디서 일어날지 모를 돌발 상황에 마음을 졸인다. 앞차가 느릿느릿 거북이 운행을 해도 추월은 꿈도 꾸지 않는다. 답답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시간이 좀 걸려도 무사히 목적지에 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안도의 숨을 내쉰다.
여러 번 다녀서 익숙한 길에서는 사뭇 다르다. 조심은 조바심으로 바뀌고 여유로운 마음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앞을 가로막는 거북이 차량이 있다면 참지 못하고 추월해버린다.
운전 습관을 통해 영적 모습을 되짚어본다. 오랜 믿음의 연수와 지식을 과신해 영혼이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는지…. 최종 목적지인 천국까지 아무 사고 없이 도착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