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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

2020.0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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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밤에 운전을 했다. 빗물을 쓸어내리는 와이퍼 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치열하고 고단했던 직장 생활이 떠올랐다.

    당시 성공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력들을 남기는 데 집중하며 살았다.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경쟁을 연습하고 또 대비했다. 내 자신을 돌보는 일은 뒷전이었고, 과도한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는 퇴근길에 종종 터져 나왔다. 운전대만 잡으면 성격과 행동이 과격해졌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지?’ 하는 무기력과 공허함이 내면을 파고들었다. 그 무렵 사회에서는 ‘자아 존중’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자아 존중감, 즉 자존감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자신의 장점을 인지하고 약점은 인정할 줄 아는 자세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인정과 시선을 의식하고, 이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판단이 수시로 변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서점에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과 자존감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TV를 켜면 여러 채널에서 자존감에 대한 강연을 방영했다. 자아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사람은 자존감이 높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했는데 어디에서도 사람의 본질과 근원에 대해 확실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해답은 성경에 있었다. 성경에는 이 땅에 오기 전 우리의 존재가 무엇이고, 왜 이 땅에 태어났는지에 대한 답이 분명하게 나와 있었다. 우리는 본래 하나님이 기뻐하시던 창조물, 즉 천사들이었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함께 하늘에서 살던 왕자 공주였다. 그 기억을 잊고 이 땅에 태어나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기의 근본에 대해 알아볼 겨를도 없이 공허한 달음질을 이어온 것이다. 나름대로 지친 삶을 위로할 방법을 찾아보지만 일시적인 위로와 즐거움에 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늘나라에서 누리던 영원한 즐거움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우리가 근본을 깨닫고 다시 천사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 아버지께서는 본향인 천국을 잊지 않도록 하늘 소망을 우리 가슴에 채워주셨고, 어머니께서는 “여러분이 내 관심의 전부”라는 말씀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자긍심을 심어주셨다. 그래서 나는 기나긴 방황과 공허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끝없는 빗소리에 마음이 더더욱 울적해졌을지 모른다. 언제 어느 날이든 생각지 못한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보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내 본질이 무엇이고 이 삶이 어디로 나아가는지 분명하게 알기 때문이리라.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 기쁨 넘치고 행복 가득한 삶을 허락받았다. 나 자신이 고귀하신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 너무나 감사하다. 시련과 어려움이 찾아와도 하나님 자녀답게 기쁘고 씩씩하게 헤쳐나가리라. 더불어 우리에게 긍휼의 손길을 내밀어주신 하나님을 닮아 나 역시 영혼 세계의 이치와 삶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며 구원의 소식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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