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경제학에서 자주 쓰이는 휴리스틱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체계적인 판단 대신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해 쉽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는 방법입니다.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실용적인 결정을 하도록 돕는 방법이지만 비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이 상황에선 이렇게 하는 게 적절해’, ‘저 상황일 땐 저렇게 하는 게 효율적이야’라고 판단하며 제 경험을 우선시해 결정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하나님의 사업입니다. 저는 복음의 최고 경영자이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기보다 제 경험과 지식으로 복음 일을 하려 했던 교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에 비해 얼마나 얕고 좁은지 이 성경 구절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바울)을 찾아 안수하라고 말씀하셨을 때 아나니아는 그의 과거 행실을 생각했고, 인생의 눈에 그는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그리스도의 이름을 전할 그릇으로 택하셨습니다.
이 성경 구절을 읽으며, 영적인 세계를 정확히 보지도 못하면서 제 경험과 요령을 앞세워 제 뜻대로, 제 판단대로 복음 일을 해왔던 지난날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앞으로는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먼저 여쭤보고 지혜를 구하는 복음의 일꾼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