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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람의 뒷모습에는 많은 사연이 담겨있다고 하지요. 뒷모습에도 얼굴이 있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지난해 가을, 여행을 갔다가 황혼에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시는 친정 엄마의 뒷모습입니다. 인생의 황혼을 넘어가는 노모의 뒷모습이 수많은 사연을 이야기하는 듯 노을과 함께 물들어갑니다. 허리가 굽어 지팡이 없이는 거동이 불편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고 눈도 침침해진 노모의 모습은 6남매를 희생으로 키워낸 훈장이 되어 황혼빛으로 채색됩니다.
노모의 뒷모습에서 하늘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육신 장막 입으신 채 자녀들을 위해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계실 어머니. 자녀들이 혹여 실족할까, 혹여 시험 들까 염려하시는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하늘을 바라보며 얼마나 천국이 그리우실까요.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얼마나 아버지를 그리워하실까요.
하늘 어머니의 뒷모습은 사랑으로 짙어집니다. 희생이 황혼처럼 물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