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마침내 복음의 결실을 얻는다’는 사연은 시온의 향기에서 자주 접했습니다. 다만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였습니다. 부러워만 하던 그 일이 제게도 이뤄졌습니다. 말씀을 전한 지 6년 만에 드디어 친구가 영의 형제가 된 것입니다.
친구와는 중학생 시절부터 친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친구가 군산으로 이사를 가서 잘 만나지는 못해도 연락을 계속 주고받았습니다. 우정이 깊어질수록 친구도 구원의 약속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용기를 내어 전화로나마 진리를 알렸는데 친구는 주의 깊게 들으면서도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기는 거절했습니다. 하나님을 찾고자 지인의 권유로 갔던 종교 단체에서 상처를 받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저 말고 집 근처 하나님의 교회 분들에게 말씀을 들었을 때도 축복받기를 마다했다고요. 안타까웠지만 친구의 생각이 그러하니 더 이상 권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유월절 전도축제를 맞이하며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계속 고민이 됐습니다. 이미 두 차례나 함께 교회에 다니자는 권유를 거절했고, 거리가 멀어 만나기도 어렵고…. 생각하면 할수록 안 될 것 같다는 결론만 나왔습니다. 그래도 친구의 영혼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친구가 참 하나님 안에서 상처를 치유받기를 간구하며 친구의 마음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다시 말씀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영상 통화로 말씀을 전했는데 이전에 비해 반응도 훨씬 긍정적이었습니다. 전보다 더 오래 들어주고, 침례는 어떻게 받는지도 물어봤습니다. 침례에 담긴 하나님의 약속을 성경으로 설명하고 받고 싶은지 물어보자 친구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친구에게 이전에는 거절했었는데 이번에 마음이 바뀐 이유를 물었습니다. 친구는 “말은 그렇게 했어도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상처가 계속 발목을 잡았을 뿐 지금까지 살핀 성경 말씀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요.
친구는 말씀을 살펴볼수록 진리가 확실하고, 집 앞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의 밝은 인상을 보면 좋은 교회인 것 같아 교회를 다니기로 마음을 굳혔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다음 주에 제가 군산으로 가서 함께 시온을 방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사정을 들은 당회 식구가 차량으로 동행해 주었습니다.
대구에서 군산까지는 차로 3시간이 걸립니다. 평소 멀미 때문에 그렇게 오래 차를 탄 적이 없었기에 오가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그저 친구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를 내내 기도했습니다. 시온에 도착하니 친구가 먼저 와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진리를 전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같이 시온에 들어갔습니다. 뒤이어 저희는 영의 형제가 되었습니다. 침례 후 친구는 상처를 씻어낸 듯, 시온 식구들이 좋다며 친근감 있게 대했습니다.
만약 포기할 이유가 많다고 더 이상 말씀을 전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포기는 쉽지만, 사랑은 끝까지 달려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 강력한 힘은 2년 전 부친이 시온으로 인도될 때도 느꼈습니다. 부친은 20년간 모친과 저희 남매의 신앙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모친은 부친이 구원받기를 늘 간구했습니다.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오랫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부친이 마침내 교회에 와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을 때 모친은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광경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안에 사랑이 있다면 능치 못할 일이 없음을 다시금 일깨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상황과 여건을 따지던 습관을 떨쳐버리고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으로 뭇 영혼을 살리는 청년 선지자가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