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히스트 병영소식을 읽고, 전역한 형제님들에게 군 생활 시온의 향기를 들으면 하나같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6개월간 하나님을 의지해 성실하게 생활하며 복음의 값진 결실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은 감동일 뿐 아니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심어주었습니다.
막 입대했을 때는 괜찮았습니다. 큰 소리로 대답하고, 누구나 꺼리는 일을 도맡아 선임들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시온에서 배운 대로 밝게 생활하고 겸손하고 바르게 행동하려 노력하니 동기들도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탄탄대로를 걷는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부대원들과 몇 달을 형제처럼, 친구처럼 지내면서 모두가 진리를 듣고 축복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일과 후 한 명 한 명에게 틈틈이 말씀을 전했고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부대원들이 진리를 깨닫고 하나님께 나아올 줄 알았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진리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금세 흥미를 잃었고, 교회로 초대하려고 하면 외출이나 휴가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영혼 구원에 직결된 성경 말씀을 토론 주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여기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몇 달 동안 씨앗을 뿌려도 결실이 없어 점점 힘이 빠졌습니다.
군대에서 처음 마주한 막막함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헤매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만큼 기도가 간절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상황과 마음을 완전히 공감하고 이해해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소상히 털어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내가 지금 진리를 처음 접했다면 잘 받아들였을까?’
한 치도 틀림없는 진리지만 처음 듣는 입장에서는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닌 저도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마음으로 깨닫기까지 한참 걸렸는데 그에 비하면 제가 결실을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오늘 당장 뚜렷한 결과가 없더라도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상대가 말씀을 온전히 깨닫기까지 기도하며 인내하기로요.
이때쯤 처음으로 군에서 하늘 가족을 찾았습니다. 입대 전에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는데도 밥 먹기 전 기도를 빼먹지 않던 후임입니다. 평소 행실도 선해서 참 하나님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성경을 함께 공부해 보자고 제안하니 흔쾌히 알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토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이유’로 운을 떼자 후임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습니다. 말씀을 달게 들은 후임은 안식일이 하나님께서 지키라 명하신 예배일임을 깨닫고는 종교 활동으로 참석하던 일요일 예배에도 발길을 끊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2개월 후 후임이 침례 받기를 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제가 한 달간 파견 근무를 다녀와야 했고 복귀한 뒤에도 함께 시온을 방문할 일정을 맞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짧지 않았지만 그 사이 후임은 말씀을 공부하며 믿음을 키우다 4개월 만에 시온 가족으로 거듭났습니다.
말년 병장이 되어서야 하나님을 찾는 영혼을 만나 진리로 인도한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이곳에 내가 찾아야 할 영의 형제가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반드시 결실을 허락하신다는 것을 군 생활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전역한 지금은 아프리카 선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분명 찾을 식구가 있을 것입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간구하고 노력하면 찾게 해 주시니 제 역할은 그저 믿음을 갖고 열심히 진리를 전파해 많은 영혼에게 말씀의 꼴을 먹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 생활 동안 배운 대로,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곳에서 마음을 다해 복음에 임하여 많은 영혼을 살리는 새벽이슬 청년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