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코로나19 팬데믹’이라고 하면 이렇게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의 절절한 사랑이 먼저 떠오릅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당시 입대해 출타 예배, 면회, 외출이 제한되고, 할 수 있는 일보다 하면 안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훈련까지 취소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너무 답답하고 군 생활마저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즈음 당회에서 온라인 교육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휴대폰 앱으로 영상 설교를 시청하고 여러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제도였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교육을 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제게 꼭 필요한 말씀의 양식을 떠먹여 주는 느낌이 들어 개인 정비 시간만 되면 앱을 켰습니다. 효과는 최상이었습니다. 타성에 젖기 쉬운 환경에서 믿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시온에서 식구들과 함께한 즐거웠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시온을 향한 그리움도 달래주었습니다.
당회 식구들도 매주 전화로 제 안부를 물어봐 주었습니다. 아픈 곳은 없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목소리에 저를 향한 관심과 애정이 담뿍 묻어났습니다. 그 모든 것이 제가 무기력하게 지내지 않도록 군대에서까지 저를 돌봐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말씀을 꾸준히 살피고, 기도하고, 제가 속한 자리에서 믿음을 지키려 노력하니 제한적인 상황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건만 보면 어렵게 느껴졌던 일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생각지 못한 시기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 전역이 가까워진 무렵, 부친이 제게 군 생활을 더 하는 게 어떨지 물으셨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 좋겠다는 이유였는데, 사회에 나와도 팬데믹으로 인해 취업이 어려운 분위기 속 현실적인 조언이었습니다.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아 바로 부사관으로 지원해 하사로 제2의 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친은 자신의 조언을 듣고 부사관이 된 뒤 성실히 생활하는 제 모습을 무척 대견해하셨습니다. 다만 4년을 더 복무하게 되면서 부친과 만날 기회가 줄었습니다. 진리를 받았을 때부터 바랐던, 부친을 시온으로 인도하는 소원이 더 멀어진 듯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생각은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제가 오랜만에 본가에 갔을 때, 부친은 자신의 구원을 바라는 가족들의 진심에 감동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20년 넘게 저희 신앙을 반대하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얼굴 한 번 뵙기도 쉽지 않은 여건에서 진리 말씀을 전하기가 더더욱 요원해 보였기에 더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 외에도 군 생활 내내 많은 복을 받았습니다. 팬데믹이 해제된 후로는 출타 예배가 가능해져 가까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고, 더 감사한 마음으로 진리를 전해서 부대원을 하나님께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예전에는 불가능하게 보이던 일이었습니다.
총 5년 6개월간의 군 생활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리 말씀을 가까이하며 마음을 바로 세운다면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축복된 역사를 경험할 수 있음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민간인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뚜렷하게 잡히지 않았지만, 한 가지 목표는 확실합니다.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 속에 전역했으니 어디서든 믿음의 중심을 바로잡고 흔들리지 않는 복음 길을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