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면 마음이 단단해지고 생각도 깊어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신경 쓸 일이 많아져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줄었습니다. 예민해진 마음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먼저 표출됐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사소한 일도 날카롭게 반응했습니다. 엄마의 가벼운 질문에 까칠하게 반응하며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엄마는 내 편이 아니다. 내 마음을 모른다’고 단정 지으며 제 주장만 고집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와 ‘어머니 사랑의 언어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세미나 장소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자리가 저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세미나 도중 옆에 앉은 사람에게 사랑의 언어를 직접 말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를 보고 어색하게 웃기만 했습니다.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민망했고,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겨우 용기를 내어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말하다 보니 점점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제가 사랑의 언어를 말하자 엄마 얼굴이 정말 환해졌습니다. 덩달아 제 마음도 따뜻해졌고, 엄마의 사랑을 받기만 했던 지난날이 떠올라 죄송했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무리 투정을 부려도 엄마는 언제나 괜찮으리라 여겼던 생각을 반성하며, 앞으로 어머니 사랑의 언어를 자주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엄마와 서로 안아주고, 서로 눈을 마주 보며 반갑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엄마의 배려와 관심에 “고마워요”라고 말하고, 쑥스럽지만 “사랑해요”라고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가장 많이 쓴 말은 “당신의 생각을 더 듣고 싶어요”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내 생각이 다 옳아’ 하는 생각을 버리고,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결과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 이전에 다툼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들도 대화로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와의 관계는 한층 더 돈독해졌습니다.
돌이켜 보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장 가깝고 편하다는 이유로, 상처가 될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왔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요. 어머니 사랑의 언어를 통해, 항상 제 곁에 계시는 부모님의 소중함과 작은 말 한마디의 힘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김정해
#2 엄마 이야기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저는 ‘어머니 사랑의 언어’를 말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따뜻한 말이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하나님께서 캠페인을 허락하신 데도 분명 깊은 뜻이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언어를 쓰면서도 속에서 우러나온 말이라기보다는 습관처럼 혹은 의무적으로 건네는 말에 가까웠습니다. ‘어머니 사랑의 언어 세미나’도 큰 기대 없이 참석했습니다. 세미나 도중 가족과 마주 보며 사랑의 언어로 말하는 시간이 주어져 딸에게 평소 하지 못했던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건넸는데 그 순간 마음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사실 ‘딸바보’라고 불릴 정도로 딸에게 유한 남편과 달리 저는 딸의 버릇이 나빠질까 봐 늘 엄하게 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은 엄마가 자기 편이 아니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딸이 고3이 되었을 때 진학 문제로 갈등이 생겼고 오해는 점점 깊어졌습니다. 대입 준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딸에게 걱정과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잔소리를 많이 한 탓입니다.
딸과 마주 앉아 사랑의 언어를 나누던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서로 마음을 전하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주고받은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보려 했지만 쉽게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하늘 어머니께서 사랑의 언어 캠페인을 허락해 주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가장 가까운 사람을 다시 돌아보라는 깊은 뜻이 느껴져 감사드렸습니다.
세미나를 계기로, 올해는 딸과 꾸준히 사랑의 언어를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도했습니다. 집에 들어올 때 서로 안아주고 눈을 맞추며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고마워”,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는 말에 마음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가장 많이 실천한 말은 “네 생각을 더 듣고 싶어”였습니다. 이전에는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과 주장을 전하려 했다면, 이제는 갓 청년이 되어 어려움을 느끼는 딸의 고민이 무엇이고 마음이 어떤지 알려고 노력하면서 딸의 말을 경청했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며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딸과 사이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가정 분위기도 밝아졌습니다.
이어 남편에게도 사랑의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성품은 유하지만 평소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남편은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했습니다. 저와 딸이 먼저 실천하자 남편도 마음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맛있어?”라고 물어도 별 반응 없던 남편이 어느 날은 “진짜 맛있네”라고 환하게 웃으며 답하더군요. 그 한마디에 집 안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평범하게, 때로는 말없이 흘러가던 일상이 조금씩 따뜻한 색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저희 가족은 함께 믿음 안에 있다는 기쁨은 있었지만 육의 가족이 곧 천국 가족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언어 캠페인을 실천하면서 믿음에 대한 깊은 대화도 나누며 영육 간 더 가까워졌습니다. 말 한마디가 이토록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매일 체감합니다.
가정에서 변화를 경험한 후, 주위 사람들에게도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는 데 힘썼습니다. 말을 건네기 전에 상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에도 감사를 표했습니다. 다정한 말이 익숙지 않았던 저였지만 시온 식구를 자주 안아주고 먼저 다가가려 노력했습니다. 말수가 적던 식구가 웃음을 보이고, 시온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던 식구가 마음을 열어 말씀 공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말 한마디에는 영혼을 살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또 가정에서 느낀 감동을 시온 식구들과도 나눴는데요. 남편에게 사랑의 문자를 보내보자는 제안에 모두가 웃으며 동참했습니다. 단답형 문자만 주고받던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답장이 오거나 바로 전화가 걸려 오는 걸 보면서, 가정에서 가정으로 행복이 전파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가족, 시온 식구들과 사랑의 언어로 대화하며 감동을 나눈 순간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어머니 사랑의 언어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사랑의 언어 캠페인을 실천하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일단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아 보시라고요. 앞으로도 사랑의 언어로 행복한 가정과 시온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한 하늘 어머니의 사랑과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언어가 더 많은 가정과 지역으로 퍼져나가, 세상을 더 환하게 밝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