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해외 선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도 아직 찾아야 할 하늘 가족이 많으니까 굳이 해외에 가지 않아도 괜찮겠지’라는 일차원적인 생각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 교육을 통해 제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모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고, 그때부터 저는 해외 복음의 꿈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제 앞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로 단기선교를 갈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언어 실력이 부족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했습니다. 선교 첫날, 현지 대학생 자매님과 말씀을 전하러 나섰습니다. 한국과 달리, 말씀을 잘 들으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 설렜습니다. 기쁨도 잠시, 다시 만나 진리를 더 알아보겠다고 했던 이들 중 연락이 끊기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휴대폰이 없어 나중에 연락할 길이 없는 사람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럴수록 하늘 가족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유럽’이라 불릴 만큼 발전된 나라이지만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인구의 약 85퍼센트가 기독교인데도 잘못된 교리를 맹신하거나 하나님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였습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성경을 접한 적이 없어 하나님을 아예 모르는 이도 있었습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근무시간이나 휴일이 일정하지 않고, 밤에는 치안이 좋지 않아 거리를 자유롭게 다닐 수 없어 예배를 온전히 드리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예배 한 번 드리려 생활비를 아껴가며 차비를 마련해서 시온에 오는 식구들도 있었습니다.
현지 식구들은 이러한 여건에 굴하지 않고 알곡 열매를 맺기 위해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깊이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에 대해 알아갔습니다. 그야말로 좋은 열매를 기다리며 정성껏 농작물을 가꾸는 농부의 모습이었습니다. 한 영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품으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영적 농부가 지녀야 할 마음을 깨달아갈 무렵, 성경 세미나를 열기로 계획한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말씀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세미나에 적극 초대했기에 참석자들이 많으리라고 기대했는데 오기로 했던 사람들 모두 연락이 닿지 않거나 못 갈 것 같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세미나 예정 시간 전 가까운 곳에 나가 세미나를 소개하고 초대했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세미나는 참석자가 없어 취소되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 죄송하고, 열심히 준비를 도와준 식구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때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살후 3장 13절)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좋은 열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모아 기도한 후 다시 말씀을 전하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전도하기 시작한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한 남성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어머니 하나님과 예수님의 새 이름에 흥미를 보이며 말씀에 집중했습니다. 십자가 숭배는 우상 숭배라는 내용을 전하자 자기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 목걸이를 바로 벗었습니다. 유월절을 지키고 우상 숭배를 타파한 히스기야를 보는 듯했습니다. 이 시대 구원자를 깨달은 그분은 즉시 시온으로 나아와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해 소중한 하늘 가족을 찾으면서, 대다수가 기독교 신앙이지만 참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 나라 사람들이 너무 안타까웠고, 잃은 자녀 찾는 어머니의 애절하신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선교 내내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 하신 말씀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피부색, 언어, 문화가 다른 이곳에도 하나님을 애타게 찾는 영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이들에게 진리를 전할 일꾼이 얼마나 절실한지 공감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모습이 아니라 더 큰 꿈을 품고 세계로 나가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농부는 작고 약해 보이더라도 알곡을 원합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닮은 영적 농부의 마음으로, 불법이 가득한 세상에 올바른 진리를 전하여 알곡을 거두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천국 복음을 전파하여 아프리카에서 보석 같은 하늘 가족을 꼭 찾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