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4개월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로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에티오피아는 고유 언어인 암하라어를 사용합니다. 출국 전, 아프리카를 처음 가는 데다 언어도 낯설어 걱정이 많았습니다. 현지 교회의 기둥이 될 식구들을 찾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오직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의지해 새 언약 진리를 담대히 전하겠노라 다짐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인구 44퍼센트의 종교는 에티오피아 정교회입니다. 저로서는 생소한 종교지만 그래도 하나님과 성경을 믿을 테니 성경 말씀을 보여주면 ‘아멘’ 하며 복음을 받아들일 줄 알았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고유의 종교가 있다는 사실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아무리 진리를 전해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 주장을 성경으로 증명해 달라고 해도 자기 목소리만 높였습니다.
그 모습에 답답해하다가, 한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전도하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을 위해 주신 성경을 올바로 보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신앙하는 그들이 안타까웠습니다. 한 명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새 언약을 제대로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활동이 끝나면 숙소에 돌아와서 부족했던 암하라어 문장들을 정리하고, 현지 식구들에게 물어 반복해 따라 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은혜로 암하라어 실력이 점점 향상되는 것이 느껴졌고, 처음 왔을 때보다 심도 있게 진리를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진리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던 분에게 성경을 조목조목 알려주자 어느새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여러 차례 만나 성경을 공부한 분들이 하나둘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하면서, 이제 모든 길이 순탄할 줄 알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새 식구들이 육체로 다시 오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 것입니다. 성경의 예언과 성취를 충분히 알려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근거 없는 소문을 듣고 마음의 문을 닫거나 갑자기 연락을 끊기도 했습니다. 어렵게 찾은 귀한 식구들이 참 하나님을 깨닫지 못하고 시온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습니다.
그제야 아버지 어머니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자녀를 찾으려 산길과 돌길도 마다하지 않고 걸어가셔서 말씀을 전하시던 간절함, 그렇게 찾은 자녀가 혹여 거짓의 미혹을 받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마음, 당신의 품에서 멀어지는 자녀들을 향한 안타까움…. 하늘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니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소중한 형제자매에게 제가 더 관심을 주지 못하고, 말씀의 양식을 제때 전해주지 못해 떠나간 것 같았습니다. 다시는 한 영혼도 외롭게 두지 않고 진심 어린 사랑으로 챙겨주며, 항상 말씀 안에서 살아가도록 돕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마침 대속죄일 기도주간이 되어 지난날의 부족함을 회개하는 기도를 날마다 올렸습니다. 초막절 기간에는 재림 그리스도를 온전히 믿고 따르는 영혼을 찾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성령 받은 것을 믿고 전하면 다 된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열정을 불태우며 더욱 담대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미 찾은 새 식구들을 돌보는 일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암하라어 성경 찾는 방법을 미리 연습해서, 예배 때 아직 성경 구절 찾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식구들을 곁에서 도왔습니다. 암하라어 새노래 한 소절 한 소절을 함께 부르며 익히고, 식구가 귀가하기 전에는 성경 말씀을 한 구절이라도 꼭 보여주었습니다. 평소에는 문자 메시지나 전화로 자주 안부를 물었습니다. 새 식구들이 시온으로 발걸음 하는 횟수가 점점 잦아졌고, 오랜 기간 공부해 오던 영혼들도 마침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그중 한 분이 게타초 형제님입니다. 2개월가량 진리를 살폈던 형제님은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 직분까지 받았지만 십자가 숭배는 우상 숭배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갖고 있던 십자가를 그 자리에서 버릴 정도로 말씀에 즉시 순종하는 분이었습니다. 형제님이 꼭 진리를 온전히 분별하고 하나님께 축복받기를 바라던 중, 형제님 집안에 갑자기 큰 사정이 생겨서 한 달 넘게 연락만 주고받았습니다.
어느 안식일 점심시간, 누군가 교회에 찾아와 문을 두드렸습니다. 형제님이었습니다. 반갑게 형제님을 맞이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형제님이 지금까지 공부한 모든 진리를 기억하고 온전히 믿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제님에게 안상홍님께서 성경의 예언을 따라 등장하신 재림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말씀을 깨닫고 그날 즉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형제님은 매주 꾸준히 교회를 방문해 성경의 예언을 살피며 그리스도 안상홍님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세워갔습니다.
아베베 형제님은 고된 노동 일을 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분입니다. 처음 진리를 들은 날로부터 거의 매일 점심시간이나 잠시 생기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 성경 공부를 했습니다. 안식일 예배에 초대하면서 피곤할 텐데 괜찮을지 묻자 형제님이 답했습니다.
“이곳에 생명이 있는데, 피곤해도 당연히 예배드리러 올 겁니다.”
하나님의 생명수 말씀을 달게 받는 이 영혼이 꼭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길 바라며 형제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형제님은 약속대로 안식일 저녁 예배를 드리고 예수님의 새 이름을 구원자로 기쁘게 영접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말씀을 살피고 규례를 지키는 형제님들을 보며, 눈앞에서 이뤄지는 성령의 역사에 실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머나먼 에티오피아에도 귀하디 귀한 하늘 가족이 분명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선교 경험을 통해, 아버지 어머니께서 이 땅에 오셔서 초창기 하나님의 교회를 이끌어가실 때 얼마나 애타고 힘드셨을지 깨달았습니다.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신 이유도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 명 한 명을 그토록 귀하게 대하시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잊지 않고, 시온의 그 누구도 외롭지 않도록 관심과 기도와 말씀으로 보살피며, 하나님의 본을 따라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