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 Menu
병영소식

목표를 향해 전진

2026.06.206
  • 글자 크기


  • 여름 초입의 어느 새벽, 유해 발굴 작업에 동원됐습니다. 작업 인원의 도시락이 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으로 향했는데 얼마 못 가 길이 끊겼습니다. 가파른 경사를 밧줄 하나에 의지해 기어가다시피 오르면서 다리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습니다. 그날, 살면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것 같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기진맥진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며 발굴 작업에 임했습니다. 부대원 모두의 간절함 덕분인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 유해 한 구를 발견했습니다.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선배님을 이제라도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어 뿌듯하고 감사했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힘이 풀린 다리로 미끄러운 산길을 내려오면서 하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긴 세월 자녀들을 찾으러 무거운 가방 메시고 산길을 오르신 아버지께서는 저보다 훨씬 더 힘드셨을 테니까요. 아버지께서 견디신 고통을 생각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제가 세운 군 생활의 목표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입대 전, 군대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많은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인지 낯선 군 생활이 설레고 기대되었습니다. 실제 겪어보니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배우는 것이 많았고, 친절한 선임들과 동기들 덕분에 적응도 수월했습니다.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다짐한 목표를 이루려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매 훈련과 교육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물론이고 맡은 보직에 대해서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소대장 훈련병이나 총학생장처럼 할 일이 많더라도 전우들을 돕는 자리라면 기쁘게 자원했습니다. 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중장 표창과 대령 표창, 모범용사상을 연달아 받게 되었습니다. ‘착실한 애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으며, 아버지 어머니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은 어디서든 칭찬받는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배치받은 부대에는 시온 가족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의 영혼들을 제게 맡겨주셨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막중해졌습니다. 제가 전하지 않으면 아무도 진리를 들을 수 없기에 선임을 비롯한 동기, 후임들과 가깝게 지내며 개인 정비 시간과 휴가를 활용해 성경 말씀을 전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진리를 알아보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당회 목회자분과 형제님들은 먼 거리도 개의치 않고 물심양면 도와주었고, 특히 인근 부대에서 복무 중인 형은 바쁜 상황에서도 제 고민을 듣고 성의껏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 연합의 힘 덕분에 부대에서 한 영혼 한 영혼이 하나님의 품으로 나아왔습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두려움이 앞설 때도 있었고, 오랜 기간 공들인 계획이 무산된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 되기를 원하는 두 후임과 미리 정해둔 날에 외출을 나가 시온으로 향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후임들에게 미안했고, 계획이 틀어져 속상함도 컸습니다. 하지만 하늘 아버지의 희생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오직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포기하지 말자.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자.’

    상황을 탓하며 낙담하기보다 준비 과정에서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하나님께 기도로 도우심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춰 차근차근 계획을 수정해 나갔습니다. 결국 두 후임은 다음 외출 때 시온을 방문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혹여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는 다음 할 일을 찾아 실행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걱정과 잡념이 들어도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집중하며 과정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요. 목표를 향해 계획하고, 수정하고, 재도전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부대에서 진리를 사모하는 일곱 명의 영혼을 찾았습니다. 혼자 시작한 군 복음을 소중한 새 식구들과 뜻깊게 마무리하며 아버지 어머니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식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규례를 소중히 지키며 믿음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군 생활을 통해, 목표를 이루기까지 숱하게 변수를 마주하더라도 제가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일 뿐임을 절실히 배웠습니다. 또한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여럿이 마음을 모으면 한결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깊이 느꼈습니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제게 주신 복음 사명을 잊지 않고, 함께하는 이들과 서로 도우며 끝까지 정진하겠습니다.

    53
    북마크
    공유
    주소가 복사되었어요.
    더 보기
    뒤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