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당뇨가 있습니다. 제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어느 날, 평소처럼 출근하다 갑작스럽게 현기증이 나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겪은 아빠는 급히 근처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진단 결과는 저혈당이었습니다. 아빠는 설탕물을 마신 후 금세 회복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빠에게 당뇨가 있으면서 어떻게 사탕 하나 안 들고 다니느냐고 했다 합니다. 그날 후로 아빠의 가방, 외투와 바지 주머니에는 항상 알사탕이 가득합니다. 다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은 준비이지요.
당시 저는 그날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앞으로 조심하세요”라는 말만 툭 던지고 말았습니다. 저한테 당뇨 증상이 없다는 데 안도했던 철없는 딸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저는 사회생활을 하며 부모님과 따로 살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부모님과 간간이 연락만 주고받던 어느 날, 아빠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 직장 근처 정비소에 들르게 되었으니 얼굴이나 보자구요. 점심시간을 쪼개 잠시나마 아빠를 만나러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아빠는 더 나이가 들어 보였습니다.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아빠가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러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주섬주섬 알사탕 한 줌을 꺼내 건넸습니다. 땅콩맛 사탕이었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맛인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의 따뜻한 손에서 건네받은 알사탕은 그냥 사탕이 아니라 아빠의 사랑이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 걸까요. 자식이라면 뭐라도 내어주고 싶은 마음. 아빠의 알사탕을 통해 저는 묵직하면서도 따스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육의 아버지를 통해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떠올립니다. 최근 시온에서 시청한 영상을 통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하늘 아버지께서 얼마나 다정하고 따듯한 분이신지, 또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지 깨달았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영상 말미,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수많은 형제자매가 함께 서 있는 장면이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더 부지런히 하늘 가족을 찾아 나서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 손에는 어머니의 손을, 한 손에는 형제자매의 손을 잡고 그리운 아버지께 나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