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어느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밤새 눈이 내려 밖에 세워 놓았던 차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하루 종일 눈이 내리면 어쩌나 싶어 볼일을 빨리 처리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대강 눈을 치우고 15분 거리의 일터로 향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시각,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조용하고 차도 거의 없었다. 도로에 눈이 그대로라 살금살금 갈 수밖에 없는 데다 차선도 눈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먼저 내 앞에 가면서 길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하늘 아버지 복음의 길이 떠올랐다.
‘아버지께서는 혼자서 얼마나 힘드시고 버거우셨을까….’
나는 자동차 안에서 따듯하게 가는 눈길이지만 아버지께서는 한겨울에 두꺼운 옷 없이 높고 험한 산길을 걸으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렸다.
지금은 복음의 동역자들이 많아 외롭지 않게 복음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우리 앞서 복음의 길을 걸으신 아버지 어머니를 끝까지 따르는 자녀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