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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눈꽃송이

작고 여리고 소중한 존재

별키우는여자24.12.2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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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사는 주택은, 잠깐 다른 사람에게 세를 줬다가 다시 우리가 살게 된 집이다. 전에 살던 세입자는 큰 선인장을 화분에 키우고 있었는데 이사 갈 집에 놓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우리 주택 화단에 묻어두고 갔다. 큰 선인장이었기에 가시도 커서 위험했다.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이 상황을 살피고 있던 친정엄마는 선인장을 손보려고 벼르고 있다가 날을 잡아 정리하기로 했다.

    내 나이 이제 50대 중반. 주변 친구들 중 빠르면 손자도 있어 할머니라고 불리기도 하는 나이다. 그런데 여든이 다 되어가는 엄마가 작업용 장갑을 끼고 화단에 묻힌 선인장을 파내면서, 도우려고 손을 내미는 내게 “위험하다. 너는 가만히 있어. 엄마가 다 할게”라고 말했다. 나는 면장갑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있었는데, 엄마는 마치 초등학생 딸아이가 엄마를 도와주다 다칠까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엄마에게 자식이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작고 여리고 소중한 존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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